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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차 만들기이야기...멍주 2021. 10. 16. 22:22
가끔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지는 날이 있다
딱히 그럴만한 이유를 찾자면
바람이 서늘해져서~
하늘이 너무 맑아서~
가을비가 내려서~
달이 너무 밝아서~
그도 아니면
그냥....
마늘 심던 자리를 홀연히 벗어났다가
마당가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메리골드 꽃송이에 눈길이 머문다
싱그러운 꽃이 예. 쁘. 다.
꽃차를 만들기 위해 과감히 꽃송이를 자른다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채반에서 살짝 쪄낸다
흐트러진 모양을 다듬어 서늘한 바람에 말려~
마른 팬에 덖음과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메리골드 특유의 향은 점점 옅어지고
구수하고 은은한 향으로 거듭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그런 마음을 탓하기보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나를 위해 더 나은 일이란 걸 깨닫는다
그게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