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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엔
    이야기...멍주 2020. 10. 5. 12:50

    옷자락에 묻어있는 가을을 마치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듯 어루만지며

    세컨 하우스에서 보내는 시간입니다

    며칠 새 확연히 달라진 계절의 변화가 낯설고 서글퍼지네요.

     

    가을마당 한편엔

    수줍은 소녀의 마음 같은 순백의 구절초와,

    작고 여린 노란빛이 뚝뚝 묻어나는 산국,

    빨~갛게 물든 입술을 벌여 농염한 모습으로 눈길을 끄는 석류,

    늙은 여자의 엉덩이 같이 볼품없이 주름 잡힌 동그란 호박과

    살아가려는 몸부림인지 어디서나 칭칭 감고 오르는 유홍초의 애틋함 등등이

    지금 제가 보고 있는 모습들입니다.

     

    길 옆 가장자리에 자리한 금목서에도 작고 노란 꽃들이 활짝 피어나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진~한 향을 내뿜고 있습니다.

    보통의 꽃들이 그렇듯 생명이 짧은 금목서 향의 스러짐이 아쉬워

    이른 아침에 더욱 짙어지는 향을 한 움큼 모아 모아 책상 서랍 안에 넣어두고

    내년 이맘때쯤 다시 활짝 핀 금목서 향을 만날 때까지

    아껴가며 조금씩 꺼내며 마음에 활기를 불어주며 살면 좋을 것 같아요

     

     

     

    바람이 세찬 10월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부턴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짙게 내려앉겠지요.

    이번 가을엔 억새가 아름다운 곳으로 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곳에서 마음까지 행복으로 물들여 아이처럼 활~짝 웃고 돌아오면

    스산한 이 가을을 보내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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