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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차 만들기이야기...멍주 2021. 10. 16. 22:22
가끔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지는 날이 있다 딱히 그럴만한 이유를 찾자면 바람이 서늘해져서~ 하늘이 너무 맑아서~ 가을비가 내려서~ 달이 너무 밝아서~ 그도 아니면 그냥.... 마늘 심던 자리를 홀연히 벗어났다가 마당가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메리골드 꽃송이에 눈길이 머문다 싱그러운 꽃이 예. 쁘. 다. 꽃차를 만들기 위해 과감히 꽃송이를 자른다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채반에서 살짝 쪄낸다 흐트러진 모양을 다듬어 서늘한 바람에 말려~ 마른 팬에 덖음과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메리골드 특유의 향은 점점 옅어지고 구수하고 은은한 향으로 거듭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그런 마음을 탓하기보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나를 위해 더 나은 일이란 걸 깨닫는다 그게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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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찬스로 솎음무 김치 담그기차리다...밥상 2021. 10. 8. 01:19
텃밭에 가을 씨앗을 파종하면서 무 씨 한 봉지를 뿌렸다더니 빽빽하게 올라왔네요. 더 굵게 키우기 위해 솎아낸 무로 김치를 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꾀병 같은 알레르기로 인해 이런 채소를 쉽게 만질 수가 없으니 고무장갑 대신 이번엔 못 이기는 척 남편 찬스를 쓰기로 했어요. 일주일 만에 둘러보는 채소밭 생각보다 잘 자라주어 너무 예쁘네요. 발그스레 물들어 가는 빨간 무 메뚜기와 벌레들이 갉아먹어 구멍이 숭숭 뚫려있던 배추도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뿌려주면 좋다는 말에 슬쩍 뿌렸더니 이제야 모양을 갖춰갑니다. 아마도 우유 특유의 냄새 때문에 벌레들이 기피하는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드네요. 이번 김치는 혼자 해보겠다고 큰소리치는 옆지기의 말에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한 채 지켜봤는데 예상외로 꼼꼼하게 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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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상림공원 나들이(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여행...설렘 2021. 9. 25. 00:15
하늘빛이 고운 9월, 함양으로 가보자는 옆지기의 재촉에 새벽부터 길을 나섰습니다. 서둘렀던 까닭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도 안된 시간이었고, 9시부터 입장을 한다는 관계자의 말에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입장을 했습니다. 9월 10일부터 10월 10일까지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 행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코로나로 예방을 위해 입구부터 철저히 관리를 하고 있어 마음이 놓였어요. 주소 : 백연 주차장 (함양군 함양읍 죽곡리 45번지) 꽃무릇이 가득한 길을 따라 걷는 걸음이 경쾌합니다 '싱싱한 밝음' 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던 것 같아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알뿌리 식물이며, 꽃이 지고나면 잎이 나는 꽃이라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기에 꽃말이 '이룰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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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국 끓이기차리다...밥상 2020. 11. 30. 11:54
낮은 기온에 움츠려 드는 것 같아 텃밭에 있는 아욱으로 구수한 아욱국을 끓였어요. 요즘은 토종 씨앗이 귀하다는데 우연한 기회에 토종 아욱 씨앗을 나눔 받아 늦여름에 텃밭 한쪽에 자리를 만들어 아욱 씨앗을 뿌렸더니 이렇게 잘 자랐네요. 키가 큰 아욱을 잘라와서 구수한 아욱국을 끓여봅니다. 껍질을 벗겨내면서 굵은 줄기는 잘라내고 손질을 했어요 아욱을 씻을때는 미끈거리는 거품을 없애기 위해 바락바락 비벼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풋내와 쓴맛을 없앨 수 있거든요. 거품이 없어지도록 깨끗이 헹궈서~ 쌀뜨물에 멸치와 표고버섯을 넣고 푹 우린 국물이 끓으면 된장을 두 스푼 넣고 거름망에 건더기를 걸러냅니다. 손질한 아욱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줍니다 끓으면 마늘과 홍고추 2개를 잘 겨 다져 넣고 마지막으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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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무사하기를옮기다... 좋은 글 2020. 11. 12. 01:16
나이 들면서 걱정과 아픔에 더 집중한다. 예전에는 내일은 어떤 재미난 모임을 만들지, 누구와 새로운 일을 벌일지 설렘 가득한 일상을 살았다면 지금은 하루가 그저 무사하기만을 바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편안히 하루가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각보다 커져 버렸다. 쉽사리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 호기심을 잃어버리면 어른이 된 거라고 했는데, 나는 어른이 다 되어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호기심이 사라진 것보다 더 아픈 건 하루가 그저 조용히 흘러가기를 바라는 것, 그저 내 주위의 누군가가 다치지 않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일상이 꼭 신나는 일이 생겨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저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 안에서도 행복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나는 원한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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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방앗간이야기...멍주 2020. 10. 16. 03:13
올해는 유달리 잦았던 비에 고춧가루 가격이 껑충 뛰었다고 하네요 친정에도 1,000주나 심었다던 고추 모종이 탄저병으로 몽땅 고사해버린 탓에 해마다 가져다 먹었던 고춧가루를 다른 곳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었어요. 마침 이웃에서 태양초 말린 게 여유가 있다고 하셔서 냉큼 사 들고 왔으니 다행이었죠 말린 고추를 들고 집 근처 새로 생긴 방앗간으로 갔습니다 시골 방앗간 출입은 안 해봤으니 약간의 호기심이 있었어요 할머니들이 줄지어 나란히 앉아서 어디서 왔는지, 어디가 아프고, 어느 병원을 다니고 계시는지, 또는 보고 싶은 자식들 이야기를 자랑을 곁들여 늘어놓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불현듯 친정 엄마 생각이 났어요. 아마 우리 엄마도 저렇게 하셨겠죠. 크지는 않았지만 떡쌀과 고춧가루를 빻는 기계와 참기름을 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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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 외벽(외장) 공사쉼...농막 2020. 10. 14. 22:52
요즘 들어 공기 좋고, 햇볕이 좋은 시골에서 보내는 날이 많아진 것 같아요. 어슬렁거리며 밭도 둘러보고, 마당의 꽃들도 돌보고, 가까운 마을을 둘러보며 편하게 산책하는 시간도 즐기고 있어요. 처음엔 큰돈 들이지 않고 조그마한 집을 지으면서 이 정도 크기여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주위의 산과 들이 모두 앞마당이라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단지 처음 시골집을 지을 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외벽이 늘 신경 쓰여서 이번에 큰 마음 먹고 다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요즘 컨디션 난조로 공사 소음으로 편히 쉴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몇 번의 보조 역할 정도는 해주었어요^^ 며칠 동안 힘들게 작업이 마무리되고 드디어 예쁜 모습으로 재탄생한 시골집의 모습입니다 처음 집도 나쁜 건 아니었지만 왠지 차가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