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리다...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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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찬스로 솎음무 김치 담그기차리다...밥상 2021. 10. 8. 01:19
텃밭에 가을 씨앗을 파종하면서 무 씨 한 봉지를 뿌렸다더니 빽빽하게 올라왔네요. 더 굵게 키우기 위해 솎아낸 무로 김치를 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꾀병 같은 알레르기로 인해 이런 채소를 쉽게 만질 수가 없으니 고무장갑 대신 이번엔 못 이기는 척 남편 찬스를 쓰기로 했어요. 일주일 만에 둘러보는 채소밭 생각보다 잘 자라주어 너무 예쁘네요. 발그스레 물들어 가는 빨간 무 메뚜기와 벌레들이 갉아먹어 구멍이 숭숭 뚫려있던 배추도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뿌려주면 좋다는 말에 슬쩍 뿌렸더니 이제야 모양을 갖춰갑니다. 아마도 우유 특유의 냄새 때문에 벌레들이 기피하는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드네요. 이번 김치는 혼자 해보겠다고 큰소리치는 옆지기의 말에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한 채 지켜봤는데 예상외로 꼼꼼하게 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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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국 끓이기차리다...밥상 2020. 11. 30. 11:54
낮은 기온에 움츠려 드는 것 같아 텃밭에 있는 아욱으로 구수한 아욱국을 끓였어요. 요즘은 토종 씨앗이 귀하다는데 우연한 기회에 토종 아욱 씨앗을 나눔 받아 늦여름에 텃밭 한쪽에 자리를 만들어 아욱 씨앗을 뿌렸더니 이렇게 잘 자랐네요. 키가 큰 아욱을 잘라와서 구수한 아욱국을 끓여봅니다. 껍질을 벗겨내면서 굵은 줄기는 잘라내고 손질을 했어요 아욱을 씻을때는 미끈거리는 거품을 없애기 위해 바락바락 비벼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풋내와 쓴맛을 없앨 수 있거든요. 거품이 없어지도록 깨끗이 헹궈서~ 쌀뜨물에 멸치와 표고버섯을 넣고 푹 우린 국물이 끓으면 된장을 두 스푼 넣고 거름망에 건더기를 걸러냅니다. 손질한 아욱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줍니다 끓으면 마늘과 홍고추 2개를 잘 겨 다져 넣고 마지막으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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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잎 된장 장아찌차리다...밥상 2020. 10. 4. 14:36
시골의 아침은 도시에서보다 더 일찍 서두르게 되는데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이게 되는 것 같아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이른 아침에 콩잎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텃밭으로 나갔습니다. 아직 덜 여문 어린싹을 골라서 땄는데도 양이 상당히 많아졌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고추장 장아찌를 만들었는데 이번엔 큰댁에서 얻어온 된장과 갖은양념을 섞어서 만들었더니 오히려 더 맛있는 것 같네요. 처음엔 콩잎 특유의 향이 싫어서 먹질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시댁 식구들처럼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어요. 쑥쑥 커가는 콩잎들 중에서 아주 여리고 부드러운 잎을 골라서 땄어요 깨끗하게 씻은 다음~ 콩잎을 하나하나 떼어 정리를 합니다 10% 정도의 소금물을 만들어서 콩잎을 차곡차곡 담아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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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장아찌차리다...밥상 2020. 8. 19. 14:19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어요. 오래전에 들였던 에어컨은 용량이 적어서 주방까지 시원해지기를 바라는 건 무리였고 고장이라도 나면 바꿀수 있는데 어떻게 된 건지 20년이 다 되도록 고장이 안 나네요 ㅠㅠ 아쉬운 대로 선풍기를 켜놓고 혼자 있을 아들을 위해 밑반찬을 몇 가지 만들었어요 얼마 전에 만들었던 참외장아찌를 꺼내 하나는 고추장을 넣고 무친 것과 나머지 하나는 깔끔하게 무친 것 두 가지로 준비를 했어요 예전에 시어머님께서 만드시는걸 몇 번 봤다는 옆지기의 말이 생각나서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밭에 널브러져 있는 참외를 따기 시작합니다. 살짝 덜 익은 참외만 땄는데도 바구니 한가득이네요 깨끗이 씻은 다음 양쪽 끝부분을 잘라내고 길이로 반으로 잘라 속을 깨끗하게 파냈어요 너무 많은 것 같았는데 절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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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라 첫 수확차리다...밥상 2020. 7. 6. 16:05
비 예보가 있더니 종일 흐린 날씨가 이어지네요. 빗소리는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듣는 게 더 좋다는 핑계를 대며 집에 가기를 미루게 되고 어쩌다 보니 세컨드 하우스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지금도 3주째 이러고 있으니... 며칠 전, 비 그친 후 밭을 둘러보다가 다 자란듯한 오크라 두 개를 수확했습니다. 오크라는 풋고추보다 조금 더 크지만 매운맛은 전혀 나지 않고, 채소 중에서 으뜸이라고 할 만큼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오크라는 여자 손가락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여 '레이디 핑거'라고도 불린다고 하네요. 어떤 맛이 날지 호기심에 얼른 요리를 시작해봤어요. 지난봄, 집에 많이 있던 해바라기 씨앗을 여기저기 나눔 했더니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여러 가지 씨앗이 든 우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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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김치, 머위 장아찌 만들기차리다...밥상 2020. 6. 13. 21:18
기다리던 비도 잠시 내리다가 그쳐버리고 휴일을 흐린 날씨로 인해 밭 일도, 기대하고 있었던 비와 함께 보내겠다는 낭만도 모두 깨진 꿈이 되어버렸어요. 심심한 시간을 보내다가 집 뒤편 담장 아래에 머위가 많이 자라 있는 걸 보고 잘라서 머위 김치와 장아찌를 만들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머위 특유의 쌉싸름한 맛으로 더워지는 여름 입맛을 잡기에 최고인 것 같아요. 가뭄 탓인지 자라지 않던 머위가 이제야 줄기가 굵어졌기에 잘라왔습니다. 다듬으려고 보니 생각보다 많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줄기와 잎이 조금 센 것 같아 껍질을 벗기고 있어요. 조금 굵은 줄기는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따로 분리를 해두었어요. 부드러운 줄기와 잎은 김치로 만들기 위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놓고~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부드럽게 데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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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가르기차리다...밥상 2020. 4. 10. 16:18
직접 콩 농사를 짓고 수확을 해서 메주를 만들었고, 2월 초에 정월 된장을 담았습니다. 60일간 소금 물속에 담겨있던 메주를 꺼내어 된장과 간장으로 나누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된장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지요. 마침 하늘이 너무도 맑은 날이었어요. 가끔씩 뚜껑을 열어보면 하얗게 뭔가가 보여서 신경이 쓰였는데 이웃 할머니들께서 그런 게 맛있는 된장이라고 하셔서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 옆지기가 도와준다니 그건 너무도 고마운 일인데 주부 9단 앞에서 너무 아는 척을 많이 하네요 ㅠㅠ 이럴 땐 그저 못 들은 척 신경 끄는 게 맞겠죠? 간장을 분리하고 으깨기 위해 따로 건져놓은 된장입니다. 간장을 부어가며 곱게 으깨어 질척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서 항아리에 넣어야 숙성되면서 되직하게 변한다고 하셔서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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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나물 무침차리다...밥상 2020. 4. 10. 10:04
봄 깊숙이 들어선 요즘 들이나 밭에는 보랏빛이 너무도 고운 제비꽃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제비꽃은 샐러드나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해서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기대에 부풀어 밭으로 가보니 얼마전에 트랙터로 작업을 해버린 까닭에 쉽게 보이질 않아서 속상했어요. 보이는대로 조금씩 캤더니 한번 먹을 만큼은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죠. 제비꽃은 찬성질이 있어서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싱그러운 제비꽃 무더기. 이렇게 예쁜데 뽑아서 먹으려니 얼마나 미안한지... 물이 끓을 동안 뿌리까지 손질을 해서 깨끗하게 씻어놓고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만 데쳤어요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살짝 제거하고~ 국간장과 마늘, 통깨,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아직 보랏빛 꽃잎이 그대로 살아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