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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엔 소리 없이 비가 내렸더군요.
그래서인지 겨울은 더 깊숙이 내려앉은 듯합니다.
계절을 잊은 듯
마당 한편에 피어있던 송엽국은
진붉은 꽃송이를 매단 채
한층 더 도도한 자태로 으스대는데,
키가 커서 슬퍼 보이던 구절초는
무릎이 꺾이며 점점 쓰러지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생명이 저마다 살아가는 길이 다르듯이
어쩌면 이 또한 당연한 이치일 텐데
왜 이렇게 슬퍼지는지요~
11월도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임을 아는지
가을도 등을 돌린 채 점점 멀어져 가고 있네요.
조금 더 마주하려 눈을 맞춰보지만
그럴수록 더 흐릿해져 갈 뿐입니다.
아쉽지만 이젠 잘 가라는 인사를 해야겠어요.
다음엔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는
인사도 곁들이며.
가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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