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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잠긴 길을
기억으로 더듬으며 걸었다.
딱히 목적지가 정해진 건 아니었지만
잠에서 밀려나
너덜너덜하게 해진 마음을 안고
어둠속을 배회했던 그 시간들...
쌀쌀한 새벽바람을 피하기 위해 덧입었던
옆지기의 긴 스웨터 속에
시린 몸과 마음을 감춰놓고
어두운 거리에 대한 조금의 두려움까지
꼭꼭 여미면서 걸었던 길 위에서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새벽닭의 쉰 목 울음소리와
이따금씩 켜지던
너른 들판의 비닐하우스 불빛들이
그 새벽길을 함께 해주었다.
돌아오던 길에 바라본 내 집은
아직도 꿈나라 여행 중인 듯
어둠에 잠겨있지만
손을 흔들며 반겨주던
텃밭의 하~얀 메밀꽃들의 인사가
눈물겹게 고마웠던
새벽 산책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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