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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찬스로 솎음무 김치 담그기차리다...밥상 2021. 10. 8. 01:19
텃밭에 가을 씨앗을 파종하면서 무 씨 한 봉지를 뿌렸다더니
빽빽하게 올라왔네요.
더 굵게 키우기 위해 솎아낸 무로 김치를 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꾀병 같은 알레르기로 인해 이런 채소를 쉽게 만질 수가 없으니
고무장갑 대신 이번엔 못 이기는 척 남편 찬스를 쓰기로 했어요.
일주일 만에 둘러보는 채소밭
생각보다 잘 자라주어 너무 예쁘네요.
발그스레 물들어 가는 빨간 무
메뚜기와 벌레들이 갉아먹어 구멍이 숭숭 뚫려있던 배추도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뿌려주면 좋다는 말에 슬쩍 뿌렸더니
이제야 모양을 갖춰갑니다.
아마도 우유 특유의 냄새 때문에 벌레들이 기피하는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드네요.
이번 김치는 혼자 해보겠다고 큰소리치는 옆지기의 말에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한 채 지켜봤는데
예상외로 꼼꼼하게 잘하더라고요.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ㅋㅋㅋ
혼자 다듬고 씻고 절이는 동안 양념을 만들어 놓았어요.
김치 양념까지 맡기는 건 무리라는 걸 아니까요~
씻어서 물기를 뺀 무에
양념을 버무리기 시작하네요
늘 양념을 많이 바른다고 잔소리(?) 하더니
이번엔 양념을 적게 바르겠다며 소꿉장난하듯 버무리는 손동작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알아서 해보라고 묵묵히 지켜보기로 했답니다
솎음 무 김치를 마무리하고
시키는 대로 야무지게 마무리까지~
남편의 정성이 많이 들어갔으니 이젠 약간의 숙성 기간을 거치면
맛있는 무 김치가 되겠죠~
이제는 믿고 써도 될 것 같은 남편 찬스
이만하면 나름 괜찮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