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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가신 엄마의 생신 날
    이야기...멍주 2018. 8. 12. 23:13

     

     

    “하얀 쌀밥이 먹고 싶다”시던 엄마.

    며칠 전, 돌아가신 엄마의 생신날.

    그렇게 드시고 싶어 하던 하얀 쌀밥과 미역국, 

    그리고 구운 생선과 나물등

    과하지 않을 만큼의 상차림을 준비해서 절을 올리고

    많이 드시고 이제는 제삿날 오시라는 인사말을 고하고 산소로 향했다.

     

    아침 태양이 얼굴이 따가울 만큼 내리쬐던 길.

    “엄마는 정말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무심한 듯 내뱉는 언니의 말에 놀라며

    “나도 그게 궁금해.

    지금도 엄마는 우리를 보고 계실까?"

    발걸음이 무겁기만 한 언덕길.

    아직도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막내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인해

    산소는 단정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고,

    동생 혼자 그 길을 오르내리던 마음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아

    잘 참았던 울음이 울컥 차고 올랐다.

    드시지도 못하는 하얀 쌀밥과 뒤늦은 후회가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살아계실 때 한번 더 찾아뵙고,

    표현 못하는 성격이지만

    엄마가 좋다고 왜 한 번이라도 말을 못 해 드렸는지

    미안한 마음만 앞섰다.

    “우리 둘째 딸이 오면 내가 자꾸 웃게 되니 참 좋다”라고 하셨는데...

     

    마음이 서늘한 시간,

    이런 날 엄마 앞에 있으면

    내가 누군지도 잊은 채 아이처럼 펑펑 울어보고 싶은데

    지금은 그런 엄마가 계시질 않는다는 사실이

    마냥 서럽기만 하다.

    지금도 친정 집을 떠올리면 

    반듯하게 펴진 이부자리에 누워 소설책을 넘기고 계시다가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에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손으로 밀어 올리며 고개를 쑥~내밀고

    환하게 웃으며 현관문을 바라보던

    내 엄마의 모습이 거기 그대로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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