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금요일에... (사진 퍼옴)이야기...멍주 2011. 7. 8. 20:23
베란다 난간에 걸쳐진 빈 걸이대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장마... 이 끈적거림이 싫어서일까, 그렇게 좋아했던 빗소리도
이젠 조금씩 지겨워지는 느낌이 든다.
빗소리와, 살짝살짝 피부에 와닿는 물방울의 상쾌함과
고즈늑해지는 분위기만 빼고는 싫어해버릴까보다.
금요일...보고싶은 장남을 기다리다 결국 늦은 저녁을
남은 식구들끼리 먹고는 일없이 바깥만 훔쳐보고 다닌다.
아들 올 시간 맞춰서 우산이라도 들고 마중이라도 나가볼까...
군 복무 마치고 중단했던 공부나 마치면 될것을 힘들게 1년 더 하사로 근무하고
자기 학비는 자기가 벌어서 공부하겠다는 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것 같았는데 어느듯 반 년이 다 되어간다.
일은 혼자서 다 하는지 늘 바쁘고 늦은 시간까지도 일하고 있다는 아들이
그저 안쓰럽기만하다.
어쩌다 한 번씩 올때면 맛있는거라도 해먹이고 싶고 좀더 편하게
쉴 수 있게 신경을 써주고 싶은데
다 컷다는 아들은 그런 마음마저도 부담스러워하고 거절을 한다.
이젠 품에서 내려놓아야 될 것 같다.
서글프고, 아리고, 허전한 마음을 아들은 알까...
세월은 왜 이렇게 쏜살같이 지나가는지...
순간, 거실 창문에 비친 눈이 쾡~한 초라한 몰골의 한 아줌마가
나와 눈을 마주보고 가만히 서 있다.
'이야기...멍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생과 조카와의 오붓한 시간 (0) 2014.01.22 무심히 떠가는 흰구름 (0) 2014.01.20 시름시름 앓았던 마음앓이 (0) 2014.01.09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 흘리며 본 영화 "봄,눈" (0) 2012.08.25 엄마의 전화 (그림 퍼옴) (0) 2011.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