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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유리창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들려오는,
덕분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날입니다.
빗물을 듬뿍 흡수하라고 베란다 난간에 내어놓은 작은 화분은
촉촉한 피부를 자랑하듯 방실거리며 웃고있지만
비 온다는 핑계로 조금은 게을러진채 소임을 등한시하며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뒤늦게 냉장고를 털어봅니다.
통영에서 보내온 큰 멸치가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어서 적당하게 덜어내어
내장을 제거한뒤 볶아서 저녁 반찬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즐겨먹는 작은 멸치대신 가끔씩은 이렇게 투박스러운 반찬을 보면
시골에서 자라던 어린시절 생각이 납니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싱싱한 느낌의 큰 멸치는
내장과 굵은 뼈와 머리를 제거해 놓았습니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에 손질한 멸치를 넣고
비린내를 제거한다는 느낌으로 볶아주었습니다.
팬에 기름을 두른뒤 편으로 자른 마늘을 넣고 살짝 볶아서 향을 내어줍니다.
진간장과 사과액기스(설탕)을 넣고 끓여주었습니다.
양념장이 끓으면 볶아두었던 멸치를 넣고 뒤적거려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홍고추를 썰어넣고 살짝만 더 볶아준 다음
올리고당과 통깨, 참기름을 넣고 한번 더 뒤적거려주면 완성입니다.
어릴땐 지독히도 심했던 편식으로 엄마를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가끔씩 토속적인 음식들을 만들어 먹으면
크게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소박한 맛과 느낌이 시골 분위기와 잘 맞는것 같아
그 시절 생각으로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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