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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틋하다 - 황경신-옮기다... 좋은 글 2019. 12. 15. 12:17
애틋하다
무언가를 잡으려는 오른손과
무언가를 놓으려는 왼손
기억하려고 감은 눈
잊으려고 다문 입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무의미한 저항
생의 냉철한 체계에 대한
암묵적 동의
기다리는 일
허락받지 못한 욕망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의
자기 연민
오래도록 혼자 걸어왔고
또 혼자 걸어가야 할 길
부르지 못하는 이름
밀어내지 못하는 바람
이미 떨어진 꽃잎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러나 그때는 몰랐던
시간 속에 숨겨둔 씨앗
발화하지 않는 비밀
그런 내가 애틋한 당신과
그런 당신이 애틋한 내가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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