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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 벚꽃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을 응원하며
    이야기...멍주 2016. 4. 4. 13:03

     

     

    월요일 아침, 우쿨렐레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조금씩 흩날리는 빗방울과 서늘한 바람이 춥게 느껴지는 건 순전히 흐린 날씨 탓이었겠지.

    도로엔 이번 비에 떨어진 벚꽃잎들로 온통 하~얗게 수 놓여 있었고

    꽃잎을 떨군 자리에는 어느새 연둣빛 나뭇잎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하나가 떠나간 자리엔 다른 하나가 그 틈새를 차지하게 되는 게

    세상 이치이듯이...

     

    청명 한식 때면 연례행사처럼 찾아가는 합천의 시부모님 산소.

    잔뜩 궂은 날씨였지만 준비를 해두었기에 출발을 했고

    갈수록 거세지는 빗줄기는 한여름에 퍼붓는 장맛비처럼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합천에 다다를 즈음엔 약한 이슬비로 내려주어서 다행이었지만.

     

    갈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운을 받는 산소를 둘러보고 내려오면서

    합천 벚꽃구경을 하기로 결정하고 차를 돌렸는데 빗줄기는 조금씩 더 굵어지기 시작했다.

    부분적인 교통통제를 하고 있는 도로에는 마침 합천 벚꽃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후에 접어드는 시간이라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건지 많이 혼잡하진 않았지만

    반대편 차선으로는 열심히 달리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일요일 아침이면 티브이에서 가끔씩 마라톤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건 처음이었다.

    부실한 몸상태로 살아오는 동안 지금껏 마라톤은 생각지도 못하고 살아온 나로서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달리는 그분들을 보니 저절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것이 무엇인지,

    저들은 왜 그렇게 힘든 선택을 하며 자신을 시험해야만 하는지...

    눈시울이 붉어짐을 느끼며 빗물이 들이치는 것도 아랑곳없이 

    열심히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저분들이 홀로 싸우고 있는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불쑥 던졌다.

    적어도 내가 보고 있는 그분들의 모습은 그렇게 느껴졌기에.

    어떤 마음인지 자세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많은걸 느끼며

     비 오는 합천 마라톤대회를 보고 돌아왔던 날.

     

     

     

     

     

     

     

     

     

     

     

    일요일 아침이면 티브이에서 가끔씩 마라톤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한 건 처음이었기에 마음이 더 벅찼던 시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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