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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한 생각으로 편하게 사는 사람
    이야기...멍주 2015. 6. 11. 18:12

     

     

    “ 허리도 문제지만 목도 많이 안 좋은데요”

    허리 때문에 찾아간 병원에서 사진을 보면서 의사 선생님이 하던 말이 생각난다.

    내가 생활하기에 힘든 건 당연히 허리였기에

    스스로에게 허리가 아프다고 세뇌를 시키고 있었던 것 같다.

    되도록이면 목을 곧추세우고, 숙이는 자세는 줄이자는 생각으로 살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일상이 거의 목을 숙이고 지내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운동삼아 걸으면서도 파인 길이 있을까 봐 조심하며 늘 고개를 숙인 채 걸어야 했고

    바느질을 하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심지어 휴대폰을 들여다볼 때도

    항상 머리는 아래를 향해 있었으니 내 목이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그렇게 아우성을 치고 있었나 보다.

    이젠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들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는 말인지...

     

     

    어떤 사람은 생각을 많이 하면 두통이 온다고 단순하게 산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난,

    내 머릿속엔 온통 이런저런 생각들로 복잡해져 있는 것 같다.

    아무 의미 없는 말 하나에도 거기에 내포되어있는 다른 뜻이 있는지 생각을 해야 했고,

    운동삼아 걸을 때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저 혼자 피어있는 작은 들꽃을 보면서도,

    잠자리에 누운 그 마지막 시간까지도 정리되지 않은 많은 생각들로  

    내 머리는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생각들 중 부정적이고 나쁜 생각들도 아주 조금은 있을 테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좋은 생각, 좋은 느낌, 그리고 더 좋은 많은 것들로 이루어진 예쁜 생각들인데.

    그 생각들 때문에 머리가 무거워서 자꾸만 밑으로 숙여지는 건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게 당연한 건 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툭~ 하고 던져온 ‘나는 단순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으니 

    내가 왜 그렇게 바보같이 느껴지는지...

    생각하니 자꾸만 헛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래도 너무 단순한 것보다는 가끔씩은 깊이 있는 '생각'이라는 것과 좀 더 친해져 보라고 

    나와는 어울리지 않은 어쭙잖은 투정이라도 부려보고 싶지만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테니

    지금에서 나와 비슷하기를 바라는 건조금 무리겠지.

    오늘따라 그 ‘생각’이라는 단어가 왜 이렇게 서글프게 느껴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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