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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읽다...좋은 책 2015. 1. 29. 13:06
함박눈이라도 펑펑 내려주기를 기대하게 되는
흐린 하늘이 조금은 슬퍼 보이는 날.
지친 몸을 쉬어가며 아끼고 아끼며 읽어 나가던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니 식후의 포만감이 느껴지듯
마음의 배부름에 뿌듯해지는 이 느낌.
이해인수녀님의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 책은 수녀님의 시와 글, 그리고 그분과 인연이 있었던
많은 분들과의 편지글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산문집과 시집의 두 가지 느낌을 동시에 받으며 읽게 되었다.
각별했던 박완서님의 편지글을 서문으로 시작하는데
이 책을 위해 글을 써주시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먼저 돌아가셔서
수녀님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같이 느낄수가 있었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이 더 잘 보이듯이 누군가 곁을 떠나고 나면
그 사람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다가온다는 예쁘고 다정한 글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법정 스님과의 친분에선 종교를 초월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따뜻한 마음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생각해보았으면...
스님께서 떠나시기전 수녀님에게 보낸 편지의 한 부분.
스님의 따뜻하고 자상한 일면을 보는것 같다.
“작은 기쁨”이라는 시,
살아있다는 것과 소박한 상차림으로 굶지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
기억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것,
단점과 그리고 작은 것 하나까지도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게 마음을 정화시켜주신 글들을 읽으며
그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
제2장 우정일기에 있는 예쁜 글.
“너에게 펀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가는 길, 오늘은 비가 내리네.
너를 향한 동그란 그리움과 작은 기도...... . 멈추지 않는 나의 웃음을 어찌
알고 동그란 빗방울들이 봉투에 먼저 들어가 있네.”
책을 읽으면서 그어놓은 밑줄이 이렇게나 많았던 책은 처음인것 같다.
읽는 내내 달콤한 데이트를 하고 있는듯한 느낌.
구름수녀님과의 이런 글과의 행복한 만남에 그저 감사드리고 싶을 뿐.
이 책은 박완서 선생님과 법정스님, 김수환 추기경, 김점선 화가 등
수녀님보다 먼저 가신 분들과의 각별한 애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추모일기 꾸며진 마지막 6장이다.
한 분 한 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다 느낄수가 있는것 같아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외에도 읽어보고싶은 많은 글들을 소개해주셔서
메모장 가득 채워진 책들로 인해
하나씩 읽어야할 책들로 가득찬 기쁨까지 안겨주셨다.
이토록 좋은 책을 만나게 해주신 이해인 수녀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투병중이시라는데 빠른 쾌유를 빌며 예쁜글, 아름다운 글로
오래오래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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