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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은 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이야기...멍주 2014. 10. 4. 21:56

     

     

    늦은 시간,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집을 나서는 남편을 배웅하러

    따라나갔다가 잠시 걷고 들어온 저녁.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하고 얇은 옷을 입어서인지

    피부에 와닿는 밤바람이 생각보다 더 서늘한것 같아

    잠시 걷다가 들어오고 말았다.

    어느새 가을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있었네.

    길가에 구르는 성급한 낙엽들을 보며 또 한 해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  혼자 걸은 밤 산책길.

    큰아주버님의 상태가 많이 안좋으시다는 전화를 받은 옆지기의 굳은 표정에서

    곧 닥칠 큰 일을 치를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것 같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십여년전 어머니마저 먼곳으로 보내고

    형님을 부모님처럼 생각하며 의지하고 살아왔던 사람에게

    피를 나눈 형님의 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 잘 알고있던터라

    아무말도 못하고 묵묵히 바라만보고 있어야 했다.

    전화 자주 드리고 시간 되는대로 찾아뵙고 말벗이나 해드리라고

    늘 얘기는 했지만 좋지못한 소식에 간다는 말도 없이

    집을 나서는 남편에게 조금의 힘이라도 되어주고 싶지만

    옆에서 해줄 수 있는것도 한계가 있는것 같아

    말없이 손만 꼭 잡아주고  배웅을 했다.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마음아픈 소식보다는 좋은 소식을 더 많이 듣고싶은 마음이지만

    시린 가을만큼 안타까운 소식으로 이 가을을 접하게  된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가며 유쾌한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

    행복한 가족들이기를 그토록 염원했는데

    또한번 아픈 이별의 준비를 해야할것 같다.

    눈가가 자꾸만 축축해져 오는 서글픈 토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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