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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척이다가 늦은 시간 설핏 잠이 들었던것 같은데
무언가에 놀란듯 깨어버리고는 그렇게 누운채 아침을 맞고 말았다.
천천히 되새김질해서 온전히 내것으로 소화시키고싶은 기억들과
지우고 싶은 기억들이 함께 뒤섞여 묽은 덩어리로 내 앞에 내던져지고
난, 그 기억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애쓰다가
그렇게 새벽을 맞고 말았다.
습기 가득 머금은 유리창에 의미없는 낙서를 했다가
아무렇지 않게 쓱~ 지워버리듯이 내 머리속의 아픈 기억들도
그렇게 말갛게 닦아내고 싶었는지도...
고장 나버린 감정때문에 주체하기 어려웠던 며칠의 시간을
가만히 되돌아보니 허무하기도하고 주책스럽기도 했다.
아니, 굳이 스스로를 위로하자면 정상이 아닌 고장난 감정이니
혼란스러운게 당연한게 아닐까...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시 흐려졌던 마음을
저 하늘만큼만 깨끗하게 닦아내고
더이상 지나간 기억의 편린에 시달리고 싶지않다는
생각을 해보며 만추 속으로 한걸음씩 빠져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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