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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노동에(?) 지치고 힘들어 급기야 시골집 앞 보건소에 들러
몸살 약을 지어야 했어요
약 기운에 잠시 몸은 나아진 것 같은데 또다시 불면증으로ㅠㅠ
그렇지만 익숙한 듯 이 시간에 깨어있는 게 낯설지는 않아요
불면증과 싸우며 보내는 시간보다는 며칠 전에 준비해놓았던
목련꽃차를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살짝 이른 봄날, 대봉 나무가 몇 그루 있는 밭을 둘러볼 겸 나섰습니다
조금씩 물이 오르는 산과 들은 봄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고
밭 언덕에 있는 키 큰 목련나무에는 몽글몽글한 꽃망울이 많이도 맺혀 있었어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꽃봉오리 몇 개를 따서
차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곧 예쁜 꽃으로 피어날 텐데 따려니 정말 미안했지만요~
꽃받침을 제거하고 꽃잎을 조심스럽게 떼어냈습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면장갑을 끼고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저도 그렇거든요~
펼쳐놓고 보니 순백의 꽃잎들이 정말 예뻤어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봅니다
봄바람이 좋은지 하루 만에 이렇게 바싹하게 잘 말랐어요
이번에 시골에 갔더니 여름이라 착각할 만큼 더웠어요
봄도 스쳐 지나갈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날카로운 가시를 조심하며 엄나무 순을 조금 따 놓고
목련꽃차 한 잔을 준비해 봅니다
향긋한 목련꽃차 한 잔과 함께하는 동안은
등을 보이며 스쳐가는 봄 옷자락을 붙잡고 잠시 곁에 앉혀둘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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