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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의 달 5월에
    이야기...멍주 2018. 5. 16. 18:11

     

     

     

    가정의 달 5월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새벽에 잠시 내렸던 비도 그치고 종일 안개비만 짙게 내려앉은 날.

    꿀잠을 자라고 했지만 뭐가 이렇게 바쁜지 하루를 내내

    종종거리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저녁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라

    노트북을 펼쳤다.

     

    어버이날을 며칠 앞두고 찾은 친정 집.

    붉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들어서며

    “엄마~” 하고 큰 소리로 불러보고 싶은데

    인기척조차 없는 텅빈 집 마당에서 마음은 굳어지고

    이제는 돌아올 대답이 없을걸 알기에 침묵 같은 서글픔이 밀려들었다.

     

    약속이 되어있었던 친구와의 짧은 만남중 불쑥 건네는 카네이션 바구니.

    부모님께 드리려고 하나 더 준비했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맙다는 인사 보다 먼저 툭~ 떨어져 내리는 눈물 한 방울

     

     

     

    나란히 놓여진 카네이션 바구니

     

     

     

    부모님 앞에 앉아 어린아이 마냥 한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내려오던 길 위엔

    5월이 싱그럽게 피어있었다.

     

     

     

    언젠가 엄마가 입원해 있던 병실에서 같이 티비를 보며

    장사익 씨의 찔레꽃 노래를 엄마와 함께 부른 적이 있었는데

    이 길 위에도 그 노래처럼 찔레꽃 향기가 흘러 넘친다

     

     

     

    친정 집 뒤편에 가득한 큰 꽃 으아리 군락들이 예쁘다.

    하~얀 꽃을 보며 좋아하셨던 울 엄마.

    이젠 예쁘다며 말해줄 엄마도 안 계신데

     올해는 유난히 이 꽃들이 많이 피어있다.

     

     

     

    밤새 봄비가 많이도 내렸고

    엄마를 유난히 따랐던 백설이를 데리고 다시 산소에 올랐다.

    밤새 빗물 흠뻑 머금은 카네이션 바구니들은

    지난밤의 심한 비바람 속에서 나란히 어깨를 맞댄 채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을까?

     

     

     

    또다시 길어질 안부 인사를 남긴 채 돌아서서 내려오는 길.

    그 길에 피어난 싱그런 꽃들을 폰카에 담아본다.

     

     

     

     

     

     

     

    양지바른 마당에도 엄마의 손길이 머물렀던

    예쁜 꽃들이 가득한데~

     

     

     

     

     

    그런 엄마를 기억하며 하나씩 하나씩 어루만져본다.

    엄마가 그랬듯이,

    엄마를 느끼며...

     

     

     

     

     

     

     

     하~얀 꽃을 좋아했던 엄마를 닮았는지

    어느샌가 하얀 꽃을 좋아하고 있는 나.

    어쩌면 뼛속부터 엄마 딸이었기에

    그렇게 하나하나 엄마를 닮아가는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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