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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한산한 주말 저녁시간.
후덥지근한 날씨와 갑갑한 마음을 식히려고 나갔다가
선선한 바람이 이끄는 벤치에서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
하지만 어릴적 시골에서 보던 그 맑고 깨끗한 밤하늘이 아니었듯이
그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나 역시
예전의 그 풋풋한 소녀가 아니었으니...
모래알처럼 흩어져버린 그 시절,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살아온 그 긴 세월,
마음은 아직 그때 그대로의 나이고 싶은데
흔적도 없이 스러져간 그 세월과 함께
나의 영혼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퇴색해가고
마음도 점점더 무뎌져가며 겨우 그 명맥만 유지한채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는듯한 씁쓸한 느낌.
아름다운 기억들과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오르는대로 하나씩 끄집어내며
내가 지나온 작은 흔적 하나라도 누군가의 삶에
좋은 기억과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겼기를 희망하며,
모든걸 내려놓고 이 세상을 등지는날 뒤돌아봤을때
곱게 간직하고 떠날수 있는 소중한 선물 하나를
수줍게 안겨주었던 행복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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