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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인
22번째 절기인 동지가 다가왔습니다.
동지는 태양이 황경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며,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에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맘때면 엄마가 해주시던 맛있는 팥죽을 떠올리며
대충, 적당히... 흉내를 내봅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맛있는 팥죽을 먹으려면
이 정도의 수고로움이야 당연히 감수해야겠죠~^^
재료 - 팥, 찹쌀가루, 맵쌀가루, 불린 찹쌀, 소금
깨끗이 씻은 팥은 불리지 않고 바로 삶아도 되지만
저는 낮에 외출하기전 미리 불려놓은 팥으로 삶았습니다.
불려놓으면 무르게 잘 삶아지거든요.
팥이 삶아질동안 새알심 반죽을 합니다.
찹쌀가루로만 반죽하면 풀어지고 맵쌀가루는 식으면 딱딱해지니까
2:1 비율로 반죽하는 게 좋더라고요.
이때 꼭 익반죽을 해야해요.
뜨거운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익반죽을 해야
실패할 확률이 작아지겠죠.
적당한 크기로 빚어놓았습니다.
동글동글 예쁘게 빚으며 마음까지 둥글어지자고
주문을 걸어봅니다^^
끓는 물에 넣고 새알심이 떠오를 때까지 익혔어요.
붙지 말라고 찬불에 샤워시켜놓고~
삶은 팥은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 끓으면 그 물은 버리고
찬물에 한번 씻어서~
압력밥솥에 넣고 다시 무르게 푹~ 삶아줍니다.
불려놓은 팥으로 삶았더니 벌써 너무 많이 삶아진 것 같아요
압력솥의 추가 돌아가고 10분 정도 있다가 불을 끄고 식혔더니
완전히 뭉글한 상태로 잘 삶아졌네요
도구를 이용해서 곱게 갈았습니다.
망에 한번 걸러서 앙금을 가라앉히고 있어요
밥알 모양이 그대로 있는 것보단 깔끔한 걸 좋아해서
저는 불린 찹쌀을 살짝 갈아서 죽을 끓일 거랍니다.
큰 냄비에 팥물과 함께 갈아둔 찹쌀을 넣고 약불로 끓여줍니다.
밥을 넣어서 하시는 분도 있고, 불린 쌀을 그대로 넣고 끓이는 분도 계신데
이건 각자 취향대로 하시면 돼요.
요리에 정답이란 게 있을까요~^^
죽이 끓으면 팥앙금을 넣고 눌지 않도록 잘 저어야 해요.
한번 삶은 찹쌀 옹심이를 넣고
떠오를 때까지 저어가며 소금 간을 해주고,
단맛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설탕도 같이 넣어주면
맛있는 팥죽이 완성되었습니다~^^
추수가 한창이던 지난가을,
아침에 현관문 앞에 놓여있던 팥 봉지를 들여다보며
맛있는 팥죽을 끓여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먹게 되네요 ㅎㅎ
팥죽과 어울리는 백김치는 밭에서 수확한 배추와 빨간무에
마른 고추씨를 넣고 만들었더니 잘 어울리네요.
팥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진~한 팥죽 한 그릇으로
기분까지 밝아진 것 같아요.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팥으로 만든 동지 팥죽으로
좋은 기운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