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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기 수원지의 늦은 가을여행...설렘 2014. 11. 20. 13:36
바람이 많이 불던 날, 아쉬운 마음에
뒷모습을 보이며 저만큼 멀어져가고있는 가을을 배웅하고자
드라이브겸 외곽으로 나갔던길에 근처에 있다는
법기 수원지를 발견하고는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바람이 제법 많이 불어서인지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오붓한 데이트를 즐길수가 있었습니다.
양산 법기 수원지는 일제 강점기인 1927년부터 1932년까지 5동안 건설하고
완공후 한번도 개방하지 않았다가 2011년에 처음 개방되어서인지
그렇게 많이 알려진곳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곳은 부산의 상수도에 쓰이는 물인지 음식물 반입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무료 락커가 비치되어 있어서 가방같은것도
그곳에 보관후 입장이 가능한것 같았습니다.
깨끗함을 그대로 유지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것 같아서
마음은 흡족하더라구요.
호수를 바라보고 서면 오른편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드라마에서나 나올듯한 하늘빛을 닮은 예쁜 취수탑이 있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와 가을빛과도 정말 많이 닮은듯한 모습이더군요.
입구에 법기 수원지 이야기 안내판이 서 있구요.
입구 좌우에는 피톤치드가 물씬 풍겨나올듯한 편백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며 서 있었습니다.
하늘을 찌를듯이 곧게 뻗어있는 나무들이 세상 이치를 다 깨우치고
모든것을 초월한듯한 느낌이 들어 걷는내내 마음속에 차있던
근심과 걱정까지 덩달아 편안하게 내려놓을수가 있었습니다.
가만히 걷기만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느껴질듯한...
편백나무숲을 벗어나서 댐입구의 높은 계단들.
저 높은 계단위에 올라서서 마주하게 될 것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에 호기심을 담고 올라갔습니다.
철지난 가을과 함께 바람이 불어주는 조용한 노랫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어울릴런지...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며 저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는 가을 풍경들.
이렇게 수원지 위에는 아름답고 웅장한 느낌의 소나무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그렇게 세월과 함께 꿋꿋하게 버텨가고 있었습니다.
늦가을 오후, 조용한 시간에 둘러본 법기 수원지.
뭐든 다 받아줄것만 같았던 그곳에 마음속의 번뇌를 모두 벗어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려온 시간이었던것 같아요.
그 시간들 이후로 한 뼘은 더 성숙해진듯한 여유로움으로
다시금 그날의 비워낸 마음들을 향해 가만히 손을 흔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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