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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봄마중을 하며...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해인-옮기다... 좋은 글 2014. 3. 8. 12:22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은 따뜻한 주말입니다.
어젯밤, 설친 잠으로 머리속엔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것 같은 느낌인데
갑자기 입원한 아들은 다행스럽게도 걱정할 정도는 아닌것 같으니
약물치료로 결과를 지켜보자는 결과에
퇴원시키러 병원 다녀왔더니 이젠 조금 맑아진 느낌이 들어요.
들어오다가보니 집 앞 화단에는 목련꽃망울이 몽실몽실하게 맺혀있더군요.
손에 잡힐듯 가까이 다가온 봄에게 환하게 웃으며
어서 오라고 손이라도 내밀어주고 싶은 마음이네요.
오늘은 좋아하는 한 편의 시와 함께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랄께요
사진 - 펌-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 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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