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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비와 중년 - 이채-옮기다... 좋은 글 2011. 6. 27. 11:11
어느 날의 비와 중년 -이 채-
머무를 수 있을 만큼 빗물이 흐른다면
비바람이 종일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할지라도
걸어가는 이 길이 멀지만은 않으리라.
살아가는 일이 쓸쓸하여
고요한 기쁨을 찾기 어렵다 해도
오늘의 어깨가 빗물에 젖어가도
늘 가벼운 옷을 입고 무게를 줄인다면
빈 꽃병에 물을 채우고 마음을 담을 수 있으리라.
하늘이 높고 바다가 깊은 것은
우리의 가슴이 그러하기를
이 땅의 꽃이 아름다운 것도
우리의 모습이 그러하기를
어느 날의 비에 나무는 생각에 잠겼으리라.
중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비를 만나도
아침이 햇살의 약속을 어긴 적 없듯
저녁이 어둠의 약속을 어긴 적 없듯
우리도 우리의 삶과
지켜야 할 약속 같은 것이 있으리라.
그것은 마치
파란 신호등이 켜질 때까지
묵묵히 서서 기다려야 하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약속 같은 것일 게다.
시집 (중년의 당신 어디쯤 서 있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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