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라 첫 수확
비 예보가 있더니 종일 흐린 날씨가 이어지네요.
빗소리는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듣는 게 더 좋다는 핑계를 대며 집에 가기를 미루게 되고
어쩌다 보니 세컨드 하우스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지금도 3주째 이러고 있으니...
며칠 전, 비 그친 후 밭을 둘러보다가 다 자란듯한 오크라 두 개를 수확했습니다.
오크라는 풋고추보다 조금 더 크지만 매운맛은 전혀 나지 않고,
채소 중에서 으뜸이라고 할 만큼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오크라는 여자 손가락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여 '레이디 핑거'라고도 불린다고 하네요.
어떤 맛이 날지 호기심에 얼른 요리를 시작해봤어요.
지난봄, 집에 많이 있던 해바라기 씨앗을 여기저기 나눔 했더니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여러 가지 씨앗이 든 우편물이 도착했더라고요.
구미에 사시는 ㅇㅇㅇ님!!! 감사합니다^^
귀한 씨앗이었기에 블루베리 나무 사이에 정성 들여 몇 알씩 심었더니
겨우 다섯 개만 싹이 났어요. 정성이 부족했던 걸까요~
금화규와 거의 비슷한 노란 꽃이 지고 나서 오크라가 조금씩 자라기 시작하네요.
붉은빛이 도는 적 오크라도 있네요
호기심에 색깔별로 하나씩을 따왔어요.
예쁘죠???
잘라보니 사랑스러운 별님들이 인사를 건네 오네요.
너~무 예뻤어요^^
양이 많지 않아서 간단하게 볶아서 양념장을 곁들여 먹기로 했어요.
팬에 열을 올린 다음 기름을 조금 두르고~
굵게 썰은 오크라를 넣고 소금을 조금 뿌린 다음
살짝만 볶아줍니다
적 오크라는 열을 가하니 붉은빛이 사라져 버리네요.
너무 굵은 것 같아서 가위로 몇 번 더 잘랐더니
통통하게 살이 오른 씨앗들이 튀어나오네요.
이 씨앗으로 커피를 만들 수 있다니 다음에 한번 해봐야겠어요^^
접시에 담아내고~
양념장을 만들어 끼얹으면 완성~~~
처음 심어서 수확해본 오크라 맛이 무척 궁금했어요.
생으로 먹어보았더니 무맛이었어요. 아무런 맛도 없는~
양념장을 끼얹어서 먹어봤더니 찐 고추보다는 식감이 더 좋았고
약간 쫀득한 맛도 느낄 수가 있었는데
그냥 양념 맛이라고 하는 게 제일 정확할 것 같아요.
오크라의 첫 수확의 즐거움과 함께 했던
소소한 기쁨으로 보냈던 날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