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멍주

후련해지도록 웃고 싶은 날

천만개의 별빛 2018. 6. 30. 22:17

 

 

 

장마에 태풍 소식까지 더해져 도시가 무겁게 내려앉은 날.

가끔 듣게 되는 반가운 빗소리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아 좋아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쏟아지는 비를 보면  이것저것 떠오르는 걱정거리들로

심란함만 더해진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까지 더해질것 같은.

 

음악 소리만 울려 퍼지는 축축한 집 안을 둘러보다가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던 전화기를 집어 들었지만

 편히 연락 할 곳이 없어 마음이 주춤거리는 건

사람 관계에서 나 스스로 울타리를 높게 쌓아만 갔던 결과란 걸 알지만

이제 와서 쉽게 부셔버릴 만큼의 용기를 내지도 못한 채

혼자 웅크린 시간을 보낸다

 

울음이 뚝뚝 묻어나는 창을 마주한 채

 내가 사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봐도

그 질문에 대해 내게 돌아올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요즘같이 몸과 함께 마음까지 무너질 때면

죽기 전에 풀어야 할 마지막 남은 숙제 하나를 떠올린다

서둘러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은데...

 

 

 

밤이 깊어질수록 베란다 난간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함께

공허함이 점점 더 크게 울린다

오늘 밤엔 현관문 비밀 번호 누르는 소리와 함께

소란함을 뚝뚝 떨구며 집으로 들어 올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두 귀는 달랑거리는 풍경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현관문으로 자꾸만 기울어진다

 

마음이 슬퍼지는 이런 날엔

 밥은 먹었냐고 물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소리로 웃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곁엔 아무도 없다

허허로워지는 삶,

많은 걸 포기한 채 묵묵히 살면 될 줄 알았는데

책꽂이에 가득 꽂힌 책들과 노트 몇 권과

 가슴 설레는 추억 몇 가지가 내가 가진 전부이다.

 

조금은, 아니 많이 울적한 6월 마지막 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