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멍주

꽃을 보는 마음으로

천만개의 별빛 2018. 5. 23. 16:17

 

 

 

바쁜 시간을 쪼개 밭으로 가던 길에

얼굴 보며 차라도 한 잔 하자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밀양 초동에 새로 지었다는 비닐하우스에 잠시 들렀더니

그 크기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예전엔 오이와 가지, 고추등 채소를 기르고 있었는데 

작년부터 꽃으로 바꿀거라고 하더니

이번 5월은 바쁘게 보내고 이제는 조금 여유가 말에

수고 많았다는 말로 위로를 대신하고는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처음보는 꽃 하우스 구경에 나섰다

 

 

 

길게 뻗어있는 카네이션 단지

 핀 꽃은 잘라주고 남은건 아직 어린 꽃몽오리들로 가득했다

한번 심으면 계속 잘라내며 3년 동안 수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생명력에 놀랍기만 할뿐 ~

 

 

 

예전엔 탄탄한 직장에 다녔던 사내 커플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많은 꽃들을 어떻게 키우는지 존경스럽기만 했다.

 

 

 

 

 

한쪽에선 아직 마무리 해야 할 작업으로 손길이 바빠 보인다

늘 꽃을 만지며 생활하면 얼굴 찌푸릴 일은 없겠다고 했더니

서로 마주보며 웃기만 했다 ㅎㅎ

 

 

 

 

 

작업자의 손을 거친 후 한 단씩 묶어진 카네이션 꽃들

 정~말 곱다

 

 

 

예쁜 꽃을 닮아가는듯 세월이 가도 여전히 멋진 두 사람을 보며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잠시 돌아보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서로 알아왔던 그들 부부에게

나라는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지

왠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저장고에 보관 중인 꽃들

갖가지 색의 꽃들이 어쩌면 이렇게도 고울까

정말 예쁘다~~~

 

 

 

 

 

 

 

돌아서 나오는데 예쁜 꽃 묶음을 덥석 안겨주기에

사양하다가 마지못해 받아 들었다

식탁 위에도, 지금 눈만 살짝 들어도 보이는 책상 위에도

활~짝 핀 꽃들이 소담스럽다

 

 

 

 

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 상하는 일이야 있겠지만

그럴 땐 꽃을 보듯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가만히 덮어줄 수 있는

여유를 찾았으면 좋을 것 같다

그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지금껏 살아온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겠지만

지금껏 그래 왔듯이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을 생각하며

이제부터라도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 넉넉한 나로 살아가는 연습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경호 씨, 덕자 씨!!!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