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리다...밥상

노각들깨볶음

천만개의 별빛 2016. 9. 23. 19:59

 

 

 

따뜻한 햇살이 더 좋아지는 가을이네요.

한낮에도 밭에서 한가하게 이것저것 둘러볼 여유도 있으니까요.

봄에 형님댁에서 가져와서 심어둔 오이 모종에서

끝도 없이 나오는 노각들...

이젠 나눠주기도 미안해지네요.

이번 수확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후련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이번엔 노각들깨볶음을 만들었어요.

노각이 오이보다 훨씬 더 아삭해서 볶아도 전혀 물러지지 않아요.

 

재료- 노각, 조갯살, 들깻가루, 홍고추, 간장, 소금, 마늘, 통깨

 

 

 

김치 냉장고 안쪽에 넣어두었더니 살짝 얼은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필러로 벗겼더니 껍질이 두꺼워서인지 멀쩡하네요.

반으로 갈라서 숟가락으로 속을 파낸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잠시 소금에 절였다가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놓았습니다.

 

 

 

팬에 기름을 두른 다음 다진 마늘을 넣고 볶다가

조갯살을 넣고 익혀줍니다.

 

 

 

조갯살이 익으면 절여놓았던 노각을 넣고 한번 더 볶아줍니다.

 

 

 

들깨가루를 다싯물이나 생수에 풀어서 넣고 한번 더 끓이다가

씨를 빼고 굵게 다져놓은 홍고추를 넣고 불을 끈 다음

통깨를 뿌리고 뒤적여주면

아삭하고 고소한 노각들깨볶음이 완성되었습니다.

 

 

 

노각의 아삭함과 들깨가루의 고소함, 그리고 조갯살이 부드러운 식감이 어우러져

맛있는 반찬이 만들어졌어요.

 

 

 

 

 

며칠 전, 정성이 가득한 식탁을 차려놓고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모두들 저녁먹고 온다는 연락이 왔더라고요.

혼자 먹어야하는 저녁밥이 싫어서

불 꺼진 집에 앉아서 하염없이 저녁달만 찾아 헤매던 시간.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만 요란하던 그 시간에

마음은 자꾸만 센티해져 갔습니다.

아마도 ‘가을’이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