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설렘

석남사의 가을 단풍

천만개의 별빛 2015. 11. 16. 14:17

 

 

 

 

가끔씩 떠나보는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휑~한 뒷모습을 보이며

멀어져가는 가을을 배웅하러 나선 길.

흐린 날이어서 화창한 햇살은 볼수가 없었지만

대신 산 허리를 감은 구름의 환상적인 풍경을

바라볼수 있었던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뒤늦은 단풍을 즐기던 시간을 마무리하고

언양으로 내려가던 길에 잠시 들어가 본「석남사」

조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한적하기만 한 사찰의 정경이

너무도 적막하게 느껴졌습니다.

숨소리마저 죽여야 할것 같았던 산사의 늦가을에 흠뻑 취한채

살며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며 고운 잎을 떨구고 있는 어린 단풍나무.

아직도 고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는데...

 

 

 

 

카메라도 없이 휴대폰에만 담기엔 

석남사의 가을이 너무도 깊어 보였습니다.

 

 

 

 

잠시동안 탑돌이를 하며 가슴속에 담아둔 소망들을 빌어보며...

 

 

 

 

비구니 사찰이라 그런지 어디 한 곳 흐트러짐없이

정갈하고 단정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찰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봅니다.

문득 최갑수님의 『석남사 단풍』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단풍만 보다 왔습니다.


당신은 없고요, 나는

석남사 뒤뜰

바람에 쓸리는 단풍잎만 바라보다

하아, 저것들이 꼭 내 마음 같아야

어찌 할 줄도 모르는 내 마음 같아야


저물 무렵까지 나는

석남사 뒤뜰에 고인 늦가을처럼

아무 말도 못한 채 얼굴만 붉히다

단풍만 사랑하다

돌아왔을 따름입니다.


당신은 없고요

 

 

 

늦은 오후, 흐린 가운데도 저 멀리까지 보이는 가을산과

짙게만 보이는 사찰의 기와 지붕위에 시름을 모두 다 던져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서 내려오던 길.

 

 

 

 

누군가가 쌓아놓고 간 소망들.

그 위에 내 소망 한 층도 더 얹어놓으며~

 

 

 

 

저물어가는 가을과 또한 저물어가는 하루를 뒤로 하며

돌아나오는 석남사의 가을 단풍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