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꾸다...텃밭

텃밭에서 준비하는 가을 농사

천만개의 별빛 2015. 9. 16. 12:32

 

 

 

서늘하게 와닿는 바람에도, 맑기만 한 하늘에도 온통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마음까지도 풍요롭게 느껴지는것 또한 가을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네요.

몇 해의 농사를 지으며 꼼꼼하게 적혀있는 농사 일지를 바탕으로

8월 말에는 김장 배추 모종을 해야되기에 봄에 심었던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땅에 가을 농사 지을 준비를 해봅니다.

 

 

들뜬 마음으로 봄에 심었던 여러가지 종류의 채소를 심었던 곳을 피해

또다시 가을 농사 준비를 위해 힘들게 땅을 뒤집고 있는 옆지기.

비록 많은 농사가 아닌 취미생활로 즐기며 짓는 매실밭 옆의 텃밭이지만

농기계가 없으니 가끔씩은 이렇게 힘든 모습을 보게 되면 마음아프다고 말하니

 아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은근슬쩍 젊었다며 힘자랑을 하네요ㅎㅎㅎ

 

 

손으로 일일이 파고 밑거름을 뿌린뒤 다시 고루 섞어준뒤

예쁘고 자그마한 이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며칠 뒤, 배추 모종과 무와 당근 씨앗을 사들고 다시 밭으로 가서

비닐 멀칭을 한 뒤 아직 어리기만 한 배추 모종을 하나씩 심고

중간중간엔 씨앗으로 받아두었던 열무씨도 같이 심어놓았습니다.

따뜻한 햇살과 마르지 않을 정도의 비가 내려서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게 되네요.

 

 

무 씨를 뿌려놓았더니 땅위의 세상이 궁금한지 쑥~쑥 예쁘게도 올라옵니다.

 

 

지난 주 밭에 갔더니 배추가 이렇게 많이 자라있네요.

그런데 벌레가 뜯어먹어서 구멍이 숭~숭.....

약을 치자는 옆지기에게 절대로 약은 안된다며 협박을 하며 버티다가

결국 두고 보기로 하고 약은 포기했습니다.

더이상은 벌레가 먹으면 안되는데...

 

 

 

 

쓸데없는 고집을 부린다며 화풀이를 하듯 고추나무를 뽑아내더니

심고 심은것 심으라며 다시 땅을 갈기 시작하네요.

이젠 심을게 없는데 ㅠㅠㅠ.

대신 봄이되면 노~랗게 피어날 유채꽃을 기대하며

받아놓았던 씨앗을 들뜬 마음으로 듬뿍 뿌려놓았습니다.(그런데 지금 뿌리는게 맞는지...)

 

 

밭 언덕에서 잘 크고 있는 어린 박.

세 포기를 심었는데 너무 많이 열리네요.

나물로 볶아도 먹고, 내년 봄까지 실컷 먹을 수 있게 박고지를 만들고 있어요.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며 심어놓았던 더덕과 당귀.

튼실한 뿌리보다 지금은 이 꽃이 더 신기하고 예쁘기만 하네요.

 

 

 

 

 

일 하는 옆지기를 감독(?)하는 중간중간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마음을 다 뺏기고 말았답니다.

저 익숙하고 깨끗한 흰 구름~

노래 가사처럼 저 흰 구름위에 성을 짓고

 바람드는 창을 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ㅎ.

마침 인근 비닐 하우스에서 항상 켜 놓고 있는 라디오에서

소녀시절에 무척이나 좋아하던 조용필씨의 노래

“내 이름은 구름이여”가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이 절묘한 타이밍.

또다시 소녀의 감성에 잠시 빠져들어봅니다~~~~~

 

 

향긋한 깻잎으로 반찬도 해먹고 장아찌도 듬뿍 담궈놓고

 이젠 들깨송이로 부각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어요.

힘들다고 하면서도 뭐든 만들고 싶은 이 끝없는 욕심도 좀 줄여야 할텐데...

 

 

 

이른 봄부터 시작된 텃밭 농사로 싱싱하고 건강한 먹거리들을 잔뜩 얻어오고

이젠 하나씩 마무리를 하며 가을걷이를 하고 있네요.

땅에서 얻어지는 많은 것들에 감사하며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