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다... 좋은 글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천만개의 별빛 2014. 8. 7. 21:03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 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불꽃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하면,

그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지친 하루를 가만히 어루만지며 다독거려보는 시간입니다.

TV에서 우울한 샹송을 낭송하던 걸 처음 들었을때

가슴먹먹해지게 다가오던 그 느낌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작은 수첩에 적어놓고 가끔씩 뒤적거려보는데

읽을때마다 그때의 그 느낌이 고스란히 되살아나곤 합니다.

좋은 글을 읽고 있으면 가슴깊은 곳까지 전해지는 작은 떨림,

그것만으로도 세상 살아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