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정 아버지의 78번째 생신날
2013년 12월 7일
사랑하는 아버지 조수열씨의 78세 생신날
해마다 대가족의 김장하는 날과 생신을 같이 했던터라
일찌감치 모인 가족들은 김장을 끝내고 뒤늦게 아버지의 생신 케잌에 촛불을 켰다
그런거 하지마라고 하시더니 불을 붙이니 벌떡 일어나 앉으신 후
환하게 미소를 지으시더니 기다렸다는듯이 노래가 끝나고는 촛불을 끄셨다
안했더라면 얼마나 서운해하셨을까ㅠㅠㅠ
노인들 말은 적어도 세 번은 물어봐야 안다더니...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아버지의 생신을 가족들 다 함께 모여서 축하드릴수 있게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곁에 계셔주시기만을 바랄뿐...
큰딸이 사온 커플 잠옷을 입으시고는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아버지는 뜨끈하게 군불을 지핀 아버지 방에서
엄마는 아들과 사위들과 딸, 그리고 손자 손녀가 모여있는 거실에서 사진찍어야 한다고
억지로 포즈를 취하게 한 뒤 한 컷 씩...
그 곱던 새색시같던 얼굴은 어디로 가고 이젠 온통 얼굴에 주름투성이인
울 엄마 김우연씨!!!
7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조용한 저녁시간이면 돋보기를 끼고 책을 읽고 있는 울엄마.
나이가 들어가면서 같은 여자로써 엄마의 인생을 되짚어보면
참으로 불쌍하고 맘 아픈 일을 많이도 봤지만
꿋꿋하게 자식들만 바라보며 살아온 그 세월,
어디서 보상이라도 받을 수만 있다면....
억지로 어색한 웃음을 짓고 계신 울아버지...
철없던 시절, 많이도 원망하고 서운해 했었지만 세월이 흘러 당신 한 몸도 제대로
못가누시는걸 보면 그 모든게 다 부질없다는 생각뿐...
아버지, 어머니.......
당신들의 얼굴이 이렇게 둘째딸이 시간 때우기용의 블로그에 올려져 있다는것도 모르는채
생을 마감하실테지만 살아숨쉬는 그날까지 남아있는 미움과 원망이 없어질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게 끝까지 지금처럼만 버텨주시기를
간절히, 아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버지, 엄마!!!
지금껏 얼굴 마주보며 한번도 하지못했던 이 말을 뒤늦게 전해봅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